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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무급제와 연공서열제 과연 어떤게 더 좋을까?
    여러가지 잡다한 지식 2020. 12. 15. 06:04

    □ 들어가며

     

    요 근래에는 이런 이야기가 덜 나오고 있는데 한창 노동개혁이라는 말이 나왔을때 직무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으신가요? 합리적인 인사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직무급제를 도입하자! 안된다 노동자들이 오히려 더 힘들어지고 전 정권에서 추진하던 성과급제랑 다를게 없다 개악이다! 라는 식의 논의가 있었고 꽤 시끄러웠습니다. 지금은 약간 이 논의 자체가 공론장에서는 좀 없어진 느낌입니다만.. 그런데 이 당시 직무급제, 연공서열제(다른 말로 호봉제)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장단점에 대해서는 서로 장점만 부각하고 단점에 대해서는 일부러 말하지 않거나 주장에 맞춰서 편한대로 원래 제도를 끼워맞추는 견강부회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슈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이슈가 생길때마다 이런식으로 보고싶은 면만 크게 부풀리고 냉철한 분석 대신 편 갈라서 싸우기만 하고 실제 중요한 건 놓치는 모습이 반복되는거 같아서 참 씁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번 주제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 직무급제는 옳고 연공서열제(호봉제)는 나쁜것일까?

    직무급제를 실시하면 꿈의 직장이 실현될까요?(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일하는 고양이 : 으아. 힘들다. 대체 일은 매일 매일 이렇게 하는데 줄어들지가 않냐..

     

    다크써클 너구리 : 그러게 말이야.. 이제 별보고 퇴근하고 싶지가 않아.. ㅜㅠ 휴.. 주말만 보면서 산다..

     

    일하는 고양이 : 그러게 말이야. 휴 근데 우리회사는 호봉제지? 연차가 쌓여야 월급이 오르는거지?

     

    다크써클 너구리 : 맞아. 요즘 공기업 말고는 잘 없다는 호봉제를 우리회사가 하고 있어 ㅎㅎ

     

    일하는 고양이 : 휴.. 그래서 내 월급이 너무 커여운건가.. 아 근데 좀 짜증나지 않아? 아니 직급은 높은데 대강 노는거 같은 사람이 나보다 거의 2배가까이 받는거 같던데.. 먼저 들어오면 단가.. 호봉제 진짜 잘못된거 같아. 후진적이야 !

     

    다크써클 너구리 : 음. 호봉제가 확실히 그런 단점은 있지 ㅎㅎ 그런데 무조건 썩었다고 하기에도 문제가 있어.

     

    일하는 고양이 : 아니 그 정부에서 뭐냐 직무급제인가 뭔가 도입한다면서? 그거 하면 능력대로 일한만큼 다 잘 받는거 아니야? 공평하고 좋은거 같은데..

     

    다크써클 너구리 : 물론, 그렇게 좋은 점도 있을 수 있어. 그런데 말이야 직무급제를 하면 너가 여기서 10년 일해도 월급이 안 오를 수도 있어.

     

    일하는 고양이 : 뭐라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이렇게 매일 빡센데!

     

    다크써클 너구리 : 휴.. 그런 반응일 줄 알았어.. 직무급제라는 게 원래 그런거야. 연차가 올라도 돈은 거의 안오르고 일하는 분야가 회사에 도움되는 분야여야지만 돈을 많이 주는 제도야. 연차가 아무리 쌓여도 돈을 안주고, 만약에 직무를 딱 정해서 입사했으면 그 회사에 있는 동안 영원히 그 월급만 받을수도 있어.

     

    일하는 고양이 : 헐... 아니 왜 다 좋다고만 하는거지..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할 수도 있는건데..?? 흠.. 그럼 호봉제도 좋은 점이 있는건가..?

     

    다크써클 너구리 : 음 호봉제가 문제도 많지만 장점도 있어. 즉 연차가 쌓일 수록 급여가 올라가니 직원들이 장기근속을 하도록 유도할 수가 있어. 그리고 호봉제시스템 하에서는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동양권 문화는 장유유서라는 면이 아직 강해서 적응하기 쉽다는 점도 장점이야.

     

    일하는 고양이 : 듣고 보니 그러네.. 나도 저 짬이 되면 월급도 많이 받고 적당히 놀 수 있다는거지? ㅋㅋㅋ

     

    다크써클 너구리 : 어휴.. 놀 생각만 하면 안되는거지 ㅎㅎ 대신 월급은 꽤 오를꺼야. 승진이나 이런거에 따라 다르지만 ㅎㅎ 에휴 오늘은 너무 힘들다 그냥 오늘은 들어가자~

     

    일하는 고양이 : 그래~

     

    위의 대화에서 본 것처럼 직무급제가 무조건 좋은것이고 호봉제가 무조건 나쁜것은 아닙니다. 각자 제도의 장단점이 있는것인데도 우리사회에서 이 논의를 할 때 제대로 이런 점을 정확히 설명하고 논의하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제도야 어떻게 바꾸든 사회 구성원들이 따라갈 수 있고, 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면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어야 하는데 그저 찬반이라는 결과를 정해 놓고 정확한 정보가 전달이 안되는 것은 정말 안 좋은 모습인거 같습니다.

     

    □ 직무급제와 연공서열제의 비교

     

    ㅇ 직무급제

    사진속 사람들이 같은 연차, 같은 직급(대리,과장)이라도 직무급제에서는 다 기본급이 다릅니다.(이미지출처-픽사베이)

    직무는 강학상 개념말고 좀 더 쉽게 생각해보면 어떤 일을 하는가? 입니다. 회사에는 다양한 일이 있는데 주로 하는 일에 따라 생산관리도 있고, 품질관리도 있고, 총무도 있고, 인사도 있고, 법무도 있고, 기획도 있고, 영업관리도 있고, 안전관리도 있고 등등등 여러가지 일이 있습니다. 이런 일의 덩어리를 직무라고 보면(강학상 정확한 개념으로 분류한 것이 아닙니다.) 직무급제는 이런 직무들간에 등급이나 점수, 서열로 중요도 등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그 중요도정도에 따라 급여도 따로 정하게 되고, 완전한 미국식, 오리지널(?) 직무급제를 운영하면 직무별로 사람을 수시채용합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만약 인사가 가장 중요한 직무면 인사팀으로 채용된 사람은 돈을 많이 받고 총무나 기획은 돈을 덜 받습니다.

     

    같은 연차 같은 날 입사를 했더라도 즉, 같은 짬, 같은 직급(사원, 대리라도)이라도 다른 기본급을 받습니다. 또 이런 직무급제는 해고가 쉽고, 노동이 유연한 사회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짬이 차더라도(근무연수가 올라가더라도) 월급이 오르지 않으니 같은 업무를 하면서 월급을 올리려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야 합니다. 또 회사에서 언제든지 이 직무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면 직무 자체를 없애면서 사람도 자연스럽게 해고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직무 자체가 고부가가치가 있고 또 개인적인 능력에 대한 평가도 잘 받는다면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장단점이 있는데 주로 장점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리 연차가 올라도 월급이 거의 오르지 않고, 해고가 쉬워지고 이직도 자유로운 사회가 직무급제가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의 모습이라는 것을 거의 말하지 않습니다. 또한, 직무평가에 있어서 여러가지 기법들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주관성이 개입되는 것을 막을 수 없어 직무급제를 한다고 해서 온전하고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능력대로 받는 평가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면 이 회사에서는 중요하다는 직무가 저 회사에서는 거의 필요없는 직무라 평가를 낮게 받을 수 도 있는 것이고 중요하다는 거 자체가 100%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ㅇ 연공서열제(호봉제)

     

    연공서열제는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호봉제라고 보면 됩니다. 굉장히 동양적이고 먼저 입사한 사람을 웬만하면 뒤에 입사한 사람이 따라가기 어려운 보상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연공서열제의 경우에는 입사하고 얼마 안되는 기간에는 오히려 입사한 사람이 일하는 거에 비해 적게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연차가 많지 않으니 월급이 많지가 않은 편이고 저연차때는 급여가 오르더라도 연차별로 오르는 정도라 크게 오르지가 않으니까요. 그런데 반대로 한참 오랫동안 회사를 다닌 경우에는 승진을 아주 잘하지 않았더라도 꽤 월급이 많이 올라있는데 비해서 일은 덜 해서 오래 버틴 사람이 유리해지는 제도가 호봉제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젊은 사람의 의욕이 저하되고 일하는 기여도에 비해서 받는 보상이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호봉제 에서는 직무에 따라 급여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연차의 직원이라면 기본급외에 받는 상여 등에서 차이는 나겠지만 기본급 자체에서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물론, 기본급에 가족수당이나 전문자격증 수당 등이 있으면 좀 차이 납니다.) 연차가 올라갈 수록 급여가 많이 상승되기 때문이죠.

     

    연공서열제(호봉제)는 경직되어 있고, 또 연차가 오래될 수록 기업에게 인건비가 상승되는 부담을 주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크게 선호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과거 IMF전에는 이런 연공서열제가 일반 사기업에도 보편적이었지만 IMF를 기점으로 순수한 호봉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정규직이면서 연공서열제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주로 인력층이 고령화 된 경우가 많습니다. 잘 안짤리고 오랫동안 일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공무원이나 공사의 경우 보통 이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 한하는 베짱이들도 꽤 많이 있게 됩니다. 다만 반대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보통 호봉제를 하므로 반대로 호봉제 직장은 안정적인 일자리라는 점도 있고, 장유유서문화와 어울린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객관적인 직무평가가 잘 이뤄지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는 오히려 주관적인 평가를 최대한 배제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 포스팅을 마치며

     

    오늘은 직무급제와 연공서열제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았습니다. 과연 직무급제는 옳은 것이고 연공서열제는 나쁜것이라고 딱 자를 수 있을까요? 살펴본것처럼 그렇지가 않습니다. 각자의 장단점이 있는데 이 장단점을 정확히 이야기 안하고 무조건 한쪽을 나쁜것으로 매도하면서 한쪽이 옳으므로 추진해야 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하면 진짜 필요한 논의는 실종되고 맙니다. 앞으로도 이런 이슈들에 대해 어느 한면만 강조하면서 안좋은 면은 숨기고 논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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